일본 취업 (이공계)

도쿄대 출신의 일본 대기업 취업 후기 1편 feat.의식의흐름

반포코기 2025. 6. 12. 02:19

벌써 회사 입사한지도 1년하고 두달이나 됐습니다.

처음에는 일이 너무 없어서 지난 10년간 난 뭐하러 대학을 다녔나 싶었니다만 지금은 정신없을 정도로 일이 너무 많아서 건강관리가 필요할 정도까지 됐네요.

일본계의 분위기는 그냥 군대라고 생각하는게 비교적 마음이 편합니다. 연공서열있고 취업하면 군대 이병부터 할줄아는거 아무것도없는 상태에서부터 자신만의 영역을 넓혀 나아가는 겁니다.

최근에는 연공서열 없앤다고 이래저래 노력들 하고는 있습니다만, 회사 들어가서 이미 몇년차인가요? 로부터 통성명이 시작되고 위에서도 그런 세계관의 마인드로 움직이기에 이는 바뀌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군대에서 병사끼리는 계급없다고 해놨지만 그런거 절대 없어지지 않듯...

일을 하는데 있어서 숙달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합니다. 가뜩이나 일본어도 머리에 잘 안남고 일도 많이
들어오는데 외국인인 우리의 능력은 크게 제한됩니다. 그렇기에 여기서 학벌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커리어라는 개념도 사실 한 회사에서 오래있으면 일본어를 정말 열심히한다거나 연구개발직으로 자신만의 확고한 장벽을 가진게 아니면 대기업에서의 승진은 꽤나 어렵습니다. 과장 정도는 어떻게 가능해보이나 부장급부터는 말로 일본인을 무리없이 설득, 토론, 어필을 할 수 있어야합니다. 물론 과장도 어느정도 그래야하긴 하지만요.

그렇기에 여기서 좀 생각해야할게 있습니다.
커리어를 일본계에서 쭉 쌓아간다면 어떤 전략? 철밥통? 기술직? 아니면 죽어라 일본어를 쌓아가기?

1. 철밥통
일본에서 흔히 마도기와 사원이라고 부릅니다. 다른명칭으로는 일하지 않는 아저씨인데, 이분들의 나름의 역할은 있지만 일단 기본적으로는 의욕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연공서열에 의해 돈은 꽤나 받아가지만 연차에 맞는 제대로된 능력은 부족한 분들입니다.
능력이 있다해도 만사가 귀찮을 수 있긴합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정말 그럴수 있다 생각합니다.
여기에 한국인들은 아마 해당되지 못할것입니다. 해외까지 나와서 자존심버리고 철밥통하는게 쉬운일은 아닐것입니다. 이미 젊은시절부터 일본어가 부족해서 아픈손가락이 되는걸 몇번이고 겪어봤으면 자존심이 허락을 못할것입니다.

여기서부터는 그냥 편하게 쓰겠습니다

2. 기술직
일본 유학와서 그나마 돌파가능성이 큰 부분이다. 필자는 10년동안 기술을 공부해왔지만 도쿄대 공학계대학원을 졸업하고나서야 드디어 깨달았다.
“나 기술자타입의 사람이 아니구나”
영업이 좋고 사람들한테 핍박받아도 싫은얼굴 당해도 비웃음사도 그사람들을 설득해서 제품을 팔고 설명하고 사람들을 이어가는걸 훨씬 좋아하는구나라는걸. 그래서 기획이랑 영업이 훨씬 좋다.

그래서 결국 그냥 죽어라 일본어를해서 돌파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말빨이 안되는것도 아니고 머리가 안되는것도 아니기에 지금은 고달플지 몰라도 꼭 이 벽을 넘어서 이 사회에서 인정받고야 말겠다라는 강한의지.

항상 그랬지만 좌절은 필자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독하게 만든다. 오르지 못할 산은 없다는거, 그렇다고 한다면 차라리 혼신의 힘을 다해 도전하다 산 중턱에서 죽었다고 비석에서 쓰이는게 수치스럽지 아니하리